이 글을 쓸까말까 참고민이 많았는데요, 어찌보면 병원의 치부(?) 같은 것이기 때문에.. 남한테 내 항문 보여주는 느낌이라 지금도 좀 망설여 지긴 합니다.
그 어디를 찾아봐도 이런걸 공유해주는 곳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던 백지상태에서 처음 지급불능과 자료요청이 들어왔을때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 그 느낌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기도 하고, 잘 대처 하면 되는건데 단톡방에서 듣는 내용으로는 잘 와닿지가 않아서, 실제 내역을 공유해볼까 합니다.
개원 전이시거나, 개원 초이신 원장님들에게 아마도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1. 개원을 하시면 요양기관업무포털이라는 사이트를 한달에 한두번쯤은 들어시게 됩니다
의사랑 같은 차트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청구를 하시면, 일주일 혹은 한달간 진료본 내역이 심평원으로 넘어가는데, 청구가 적절했는지 문제는 없는지 판단해서 결과를 알려주는 사이트가 바로 요양기관업무 포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건강보험, 의료급여환자, 자동차보험 까지 전부 평가합니다.
사이트는 이렇게 생겼구요
2. 청구 결과 보는방법
아래 사진에 나와있는것처럼
진료비 청구 -> 심사진행과정 (결과통보서) 조회 누르시고
빨간색 네모 박스 있는데에 "년 + 월" 까지 기입하시면 됩니다. 처음에는 이것도 애먹습니다. 년+월 을 넣는 부분에 지금처럼 202212 이런식으로 적어야 나오는데, 옆에있는 이전달, 다음달 버튼 아무리 클릭해봐도 결과가 안나오거든요
3. 제가 처음 삭감을 당한건 개원후 9개월째였습니다.
개원초에는 허니문 기간이 있습니다. 심평원에서 크게 터치 하지 않는... 그런 달콤한 시간이죠...
대략 2~3분기 정도 되지 않을까 하는게 제 추측입니다.. (근거는 없습니다.. 첫달부터 때려맞는 분도 있으십니다)
아래 화면에서 보면 "지급불능건수"라는 열에 빨간색 숫자로 26, 15 라고 표시되어 있는데요,
처음에 이 빨간색 숫자보면 가슴이 철렁하실겁니다.
'올게 왔구나' 라는 느낌이 들면서.. 이제 실사오는건가? 내가 청구를 너무 쎄게 한건가? 뭘잘못한거지?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혼용해서 쓰는 대표적인게 바로 '삭감' 인데요, 용어를 정리하고자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실제로 위에서 보이는 Hira (요양기관 업무포탈) 에서는 삭감이란 단어를 안쓰고 지급불능, 조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합니다
조정 : 심평원에서 봤을때 잘못 청구한게 있어서 돈 지급을 안하는걸로 바로 결론 내는걸 말하고
지급불능 : 심평원에서 봤을때 뭔가 문제가 있어보이니, 자료검토 후에 돈 줄지 말지 결정하겠다
이런겁니다.
가령 많이 잡히는것중 하나가, PSOAS (요천골신경총 LA253) + 좌골신경 (LA272) 같이 내면, 좌골신경이 요천골 신경총의 하위분지라고 해서, 좌골신경 청구금액을 주지 않는데, 이럴때 "좌골신경 청구금액 조정" 이라고 표현합니다.
지급불능을 하던, 조정을 하던 내가 받을돈 못받는거라 이런걸 뭉뚱그려 '삭감'당했다 라고 표현하구요
4. 지급불능 잡히면 어떻게 되나?
일단 1-2주 내로 해당 내역에 대한 자료를 소명하라는 편지가 옵니다. (가끔 안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료기록지와 PACS 자료를 내라고 하는데요, 자료 업로드 방법은 심평원 가이드 라인이 있어서 보고 따라하시면 혼자서도 어렵지 않게 할수 있는데 영 귀찮긴합니다.
MBB 를 했는데, 주사위치가 영 거시기 해서.. 잘나온 사진만 보내거나, 혹은 바늘위치 이상한걸 빼거나, 혹은 다른 사진을 넣어서 보내면 안될까...? 라는 생각이 들수도 있는데, 심평원에서 제공하는 가이드에 따라 PACS 사진을 추출하는 방법이 따로 있습니다. 이렇게 해야만 자료를 인정해주는데, 실제로 영상을 촬영하고 저장된 모든 정보와 시간이 다 넘어가기 때문에 조작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다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허위청구를 하려고 하시거나, 엄한짓 하시면 안되는겁니다.)
진료기록지는 내용이 조금 다른데요, 저희가 청구할때 진료기록지는 심평원으로 전혀 넘어가지 않습니다. 따라서 청구 후에도 어느정도 수정이 가능합니다. 단, 전자서명이 되어 있다면 그 기록이 다 남기 때문에... 의원급에서 전자서명은 굳이 안하시는게 좋지 않나.. 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물론 제일 좋은거 환자 진료볼때마다 매번 완벽한 차팅을 남기는 것이긴 하겠죠.
아래가 2023년에 미골신경 대란... 이 있었을때 특정환자의 내역입니다. 이걸 명세서라고 하는데, 심평원에 진료 내역을 보내고 요양급여비를 주십쇼 라고 보낼때 환자 1명이 하루에 진료 본게 1장의 명세서라는걸로 정리가 됩니다.
아래가 그 내역이고, 잘보시면 그 어디에도 진료기록지에 저희가 적은 내용은 없습니다.
심평원에서는 진료기록지를 다 뒤져보고 요양급여비를 지급할지말지 결정하는게 아니라, 전산화 된 이 '명세서' 를 기준으로 지급여부를 판단하는겁니다.
특히 오른쪽에 빨간박스 쳐놓은 특정내역이라는게 있는데 이게 제가 예전에 설명했던 jx999라는건데요, jx999 및 mx999가 이렇게 명세서에 붙어서 심평원으로 넘어가는겁니다.
특정내역에 있는 부분을 클릭하면 이런식으로 제가 jx999에 써놓은 내용이 넘어가는게 보이구요
그래서 이런 청구메모 (jx999, mx999) 를 잘 적는게 중요한겁니다. 심평원에서 뭔가 오더가 부딪히거나 이상해보일때 확인해 볼수 있는게 이거밖에 없는거거든요. 체감상 이 내역 잘 적어두는게 삭감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 않나 싶습니다.
5. 지급불능되면 얼마를 못받는건가?
MBB 2.5 + arthrogram + 진료비 다해서 요양급여비 총합이 35만원 정도 나왔다고 가정해봅시다. 환자한테 본인부담금으로 대략 11만원 가량 받았을 것이구요 (비급여는 심평원에 내역 자체가 넘어가질 않습니다)
나머지 24만원이 나와야 하는데, 일단 이금액 전체에 대한 지급이 없어지는겁니다.
정황상 MBB 가 문제가 되어서 지급불능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이 금액만 안주는게 아니라 해당 명세서에 있는 모든 금액을 전부다 지급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block 많이 하는 병원들이 지급불능 40건 잡히면, 받아야할 돈 천만원 가량을 못받게 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거구요.
6. 심사기간은 보통 6개월 이상, 지급 금액은 절반 이하
이게 항상 같은건 아닙니다. 관할심평원마다 다 다른데, 대략적으로 이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급불능이 걸려서 자료를 제출하고 나면 심평원에서 이걸보고 평가를 시작 하는데, 결과가 나오기까지 대략 6개월이 좀 넘게 걸리는듯 하구요, 심사후에는... 그 유명한 "바늘위치가 적절하지 않아" 라는 드립과 함께 MBB 전액을 날리는 경우도 있고, 절반만 주는 경우도 있구요. MBB 는 삭감시켜도 진료비나 다른건 살려주는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절반 이하만 준다고 보시면 됩니다. 드물게 전액을 다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7. 중요한건 심평원의 메시지를 읽어야 한다는것
여기부터는 제 주관적인 판단인데요, 심평원에서 지급불능을 잡을때 사유가 크게 2가지 입니다
1) 명백하게 오더를 잘못낸 경우
예를 들어 내가 C-arm 이 없는데 (혹은 보건의료자원통합신고포털에 C-arm 을 등록하지 않아 심평원에서는 우리병원에 C-arm 이 없는것으로 인식할수 밖에 없는 경우) C-arm 이 필요한 주사 처방을 냈다거나, lidocaine 을 실제로 사입해서 쓰는 제품이 아니라, 코드가 다른 제약사의 제품을 처방내고 있는 경우 등등,
이런 경우는 전산상 바로 잡히는것을이라 가차없이 지급불능이나 조정이 들어옵니다. 빨리 고치시고 수정신고 하셔야 합니다.
2) 심평원에서 메시지를 던지는 경우
제가 2년간 3차례 정도 지급불능을 잡혀보면서 느낀건데요,
첫번째는 미골신경이었고, 두번째는 관절조영, 세번째가 MBB+ @ 오더였습니다
지급불능 20건정도 잡힌거 내역을 살펴보니 전부 미골신경이 들어가있던 오더였습니다. 아 이런거구나 싶어서 다음달 오더부터 미골신경 오더를 아예 삭제 하고 없앴더니 삭감이 전혀 없었구요
관절조영도 한번에 약 40건 가량이 들어왔었는데, 이것도 다음달부터 아예 오더를 삭제하고 처방을 안내니 삭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MBB 는 잘보니 , central block 에 PDNB 0.5 나 좌골 or 대퇴 0.5 를 덧붙이는 식으로 냈던 오더가 잡힌걸 보고.. 차마 MBB 를 안낼수는 없기에 +@ 를 전부다 없애버렸더니 삭감이 다시 0이었구요.
물론 이게 정답이 아닙니다. 병원 매출 구조에 따라서 arthro를 아예 안내면 매출이 너무 떨어져 방법이 없는 경우도 있긴한데... 분명한건 심평원에서 저렇게 나올때는 "앞으로 이런거 잡을거니까 적당히 해라" 라는 거죠..
개수가 많아서 그런건지, 오더 형태에 문제가 있는건지, 직접적인 말은 없지만 척하면 척하고 알아들으라는겁니다...
8. 객단가가 낮으면 지급불능이나 조정 삭감이 없나?
개원의 톡방에 매일 나오는 이슈가 이거죠. 물치 많이 깔아놔야 객단가 떨어져서 심평원 타겟에 안걸린다... 인데
제 개인적인 생각은 객단가가 문제가 아니라, 의원에서 청구하는 총 금액이 더 큰 factor 이지 않냐 라는겁니다.
객단가 저보다 훨씬 낮은데 미친듯이 지급불능 맞고 있는곳도 있구요,
객단가 저보다 훨신 높은데 굉장히 선방하고 있는곳도 있습니다.
관할 심평원마다 특징이 다 다르기 때문에,, 심평원에서 속시원히 말해주지 않는한 정답은 없겠지만,
심평원도 약간 세무서 같은 곳이라 --; 대장님이 "야 이번달에 좀 짤라라" 하면 청구금액 높은곳부터 날리기 시작하는 그런 주먹구구식이 아닐까.. 하는생각이 들긴합니다.
지급불능, 조정, 삭감 관련내용 개원의 원장님들이 내용 공유 해주시면 서로한테 많은 도움이 될거같습니다.
다른 의견이나 경험 댓글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