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경기도 의사회 의료분쟁 강의에서 들었더 내용이 너무 인상깊어 자료를 남겨놨었고, 여기서 들었던 내용이 개원해서 의료분쟁을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내용 공유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병원에서 의료사고 (혹은 분쟁) 가 났을때 절대로 사과하면 안된다, 사과하면 인정하는거다 라고 알고계신데,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빠르게 인정하고 사과하는게 더 더움이 될때도 많습니다. 저는 문제가 생겼을때 상황만 허락한다면 굉장히 빠르게 인정하고 사과하구요 (마음이 풀리도록 정말 정중히 사과합니다) 이런식으로 문제가 더 커지지 않게 빠르게 잘 막아왔습니다.
요지는 이겁니다.
도의적인 책임 문제 -> 빠르게 사과
법적인 책임 문제 -> 사과는 금물, 사건의 객관적인 해결이 필요
여기서 법적인 책임문제는 어떤것이냐
의사에게 과실이 있고 + 손해가 발생해야 합니다. 이 둘의 인과관계가 분명해야 합니다.
여기서 인과관계라는게 정말 중요한데, 실제로 의료분쟁시에도 의료사고 오명을 벗기 위해서 변호사가 가장 중요하게 하는게 바로 이 '인과관계'를 끊어주는거라 합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case 1. L-spine interlaminar epidural block 후 PDPH 가 발생한 경우
1) 손해가 발생했는지? -> 애매함
: 대부분 1주일 내로 돌아오니 비가역적이라 보기 어려워서, 명확한 손해라 하기는 어렵습니다
2) 의료인의 과실로 인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 Yes
: 의사의 실수이니 맞습니다.
이런 경우 의사에게 과실을 묻기가 어려운 사안이라, 정중하게 사과하고 빨리 분쟁을 마무리 하는게 좋습니다.
case 2. 무릎이 아파서 왔던 8세 소아 환자, xray 문제 없어서 경과관찰. 이후 대학병원에서 검사했으나 여기서도 문제 없었음. 3개월이 지나 다른 병원에서 xray찍고 bone tumor 발견.
1) 손해가 발생했는지? -> yes
: 소아에 치명적일수 있는 bone tumor 를 조기진단하지 못한거라 손해가 발생한게 맞습니다
2) 의료인의 과실로 인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 No
: 첫번째 병원에서 놓쳤지만, 두번째로 봤던 대학병원에서도 놓쳤습니다. 즉, 진단이 어려운 부분인 만큼 첫번째 병원에서 진단을 놓친것에 대한 책임을 묻기가 어렵습니다.
case 3. 허리 주사 맞고 어지러워서 낙상후 대퇴경부 골절 발생
1) 손해가 발생했는지? -> yes
: 골절로 인한 수술이 필요한 상태고, 영구적인 상태변화가 뒤따를것이기에 손해가 맞습니다.
2) 의료인의 과실로 인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 Yes
: 병원내 낙상은 병원의 책임입니다. 그렇기에 이 경우는 법적인 과실이 있습니다.
-> 이런 경우 환자나 보호자가 찾아와서 책임을 묻는다면 적절한 대답은
"잘못한 것이 있으면 책임지겠다,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절차를 밟자" 입니다. 사과는 과실을 인정하는게 되어 금물입니다.
제가 이번 글을 쓴 이유는, 사과에 너무 인색하지 말라는 의미에서입니다.
의료기관을 운영하다 보면 확률상 이런 저런 의료분쟁에 휘말릴수 밖에 없는데, 사건 초기에 진심어리게 건넨 의사의 사과 한마디가 큰 사건으로 번지는걸 막아주기도 합니다.
환자들이 대부분 감정이 상해서 사건이 커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저는 위 강의를 듣고 나서 문제가 있을때 적극적으로 사과를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다행히 아직까지 큰 분쟁에 휘말리진 않고 있습니다.
문제 생겼을때 절대 사과하면 안된다, 사과하면 다 뒤집어 쓰는거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꼭 그렇지 않다는것 알려드리고자 이번글 작성해봤습니다.
이게 꼭 정답은 아니니 경험이나 의견 있으시면 댓글로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