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첫날 대기실이 미어 터질정도로 환자들이 많이 찾아오게 해서 흥행시키는것을 들어본적 있으실겁니다. 일부 컨설팅 업체에서 많이 하는건데, 개원 첫날 많은 환자를 몰고 오는게 컨설팅 업체의 능력을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인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개원 전부터 근처 노인정이나 마을회관 등, 노인들이 주로 모여있는곳을 돌아다니며 전단지, 달력, 손톱깎이 등등 여러 판촉물도 나눠주고, 병원에 직접 찾아오면 구루마를 나눠주는 이벤트 등으로 개원 첫날 대기실이 미어터질정도로 바글바글한 환자숫자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제가 개원준비하면서 절대 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했던것중 1순위가 바로 이거였습니다. 개원 첫날 흥행을 위해서 오프라인 마케팅을 하는건데, 이게 장기적으로는 독이 될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요,
첫번째는, 직원들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지 못한다는거였습니다. 아무리 준비를 많이 한다고 해도 개원 첫날은 손발이 맞지 않을수밖에 없고, 시스템도 많은것들이 미비할수밖에 없습니다. 초반에는 조금은 여유있게 가면서 의료진과 직원들의 손발이 잘 맞을수 있게 서서히 적응해가는게 필요합니다.
두번째는, 마케팅 효과에 대한 의문입니다. 개원 첫날 빵 터트리는 이런 이벤트를 통해서 병원을 알리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실건데, 이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건지는 심각하게 고민해 보시는게 좋습니다. 개업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환자수가 많다고 매출이 높은게 절대 아닙니다. 사업체를 굴려보시면 뼈저리게 느끼실만한 내용인데요, 1500원 물치환자가 100명 200명 온다고 해서 내 손에 남는 돈이 많아지는게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병원이 있다고 알리는건 좋지만, 물치 주물럭 1500원에 해주는 병원이라고 소문나봐야 내손에 떨어지는 돈은 없고 직원 급여까지 고려해 보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날수도 있습니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치료받고 싶은 병원으로 소문나야 하는데, 개원첫날 이벤트는 이런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세번째가, 제가 가장 우려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안좋은 환자군이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여러글을 통해 거듭 말씀드리지만 여러분들이 개원을 한다는건, 진료를 보는 의사일을 하는게 아니라 돈을 버는 사업을 하는겁니다. 뭐가됐든 여러분의 손에 떨어지는 이윤을 극대화 시켜야 하고, 그래야만 직원들 월급을 주고 사업체를 유지시킬 수 있는겁니다. 즉, '돈'이 되는 환자를 많이 오게 해야 하는게 중요한건데, 저런식으로 개원 첫날 이벤트를 위해 노인정이나 마을회관 등을 통해 구매력이 떨어지는 환자에게 입소문이 나게 되고, 저들 사이에서 싼맛에 물치 주물럭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입소문이 나버리면, 진상환자들에 치여서 일은 일대로 하는데 버는돈은 없는 결과를 맞이하시게 될겁니다. 이런 상태에 빠진 경우 주변에서 많이 보시지 않으셨나요?
병원 컨셉마다 전략이 다를수 있습니다. 물치, 주물럭 위주로 저가 환자군을 N수 많이 보는 세팅이라면 이런 개원첫날 이벤트가 잘 맞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이익을 극대화 하는것과는 거리가 먼방향이겠죠.
참고로 저는, 개원 전부터 개원하고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런 오프라인 마케팅은 전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단지, 달력과 같은 판촉물, 노인정 및 마을회관 홍보, 개업 떡 등 대부분 병원에서 하는 오프라인 마케팅에 저는 단 10원도 써본적이 없습니다. 이런식으로 유입되는 환자군은 병원 수익에 1도 도움되지않을거라는 강한확신이 있어서 그랬고 앞으로도 마음이 바뀔것 같지는 않습니다.
개원 첫날 100명 200명 오는게 중요한게 아닙니다. 개업발 빠지고 빈 대기실 보면 허탈함만 남습니다. 내 병원 수익에 도움이 될만한 고가 환자군에게 치료받고 싶은 병원으로 소문이 나고, 이런 환자군이 지속적으로 모여들게 만드는게 훨씬 더 중요합니다.
개원하실때 많이들 불안하실겁니다. 없는것보단 많이 오는게 나으니 이런 이벤트라도 해서 1명이라도 더 많이 보는게 마음이 더 편할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부디 길게 , 멀리 보시고 장기적으로 어떤식으로 사업체를 운영하고 마케팅 해야 내가 가져갈수 있는 수익이 더 많아질 수 있는지를 고민해보세요. N수에만 집착하시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