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단톡방에 올라오는 네임드 병원 사진을 보다보면, "어떻게 병원이 저런 간판을 달 수 있지? " 싶었던 것들 있으셨을겁니다. 특히 내 병원 앞에 새로 들어온 병원이 말도안되는 식으로 간판달고 오면 신고 넣고싶은 마음이 굴뚝같으셨을건데요,
신고를 넣어도 전혀 먹히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왜그런건지 설명드려 보겠습니다.
type 1. 진료과목을 작게 써서 정형외과 강조하는 경우
(주로 OS 가 아닌 원장님들이 이렇게 하시죠)
type 2. 마취를 작게 쓰는 통증의학과
내로남불이라고 하죠, 내가하면 로맨스,남이하면 불륜
내 병원만 하면 참 좋지만, 내 경쟁병원에서 이렇게 하면 보건소 전화번호가 눈앞에 아른거실건데...
이게 과연 합법적으로 가능한건지, 의료법 위반인건 아닌지 이부분을 잘모르시는분들이 많으실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게 합법적으로 가능한겁니다. 그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걸 이해하려면, 다음 3가지를 알아야 합니다.
1. 글자 크기 제한은 -> 병원 간판에 해당합니다.
'진료과목' 의 크기 라던지, 진료과목에 해당하는 마취통증의학과, 정형외과 등,
글자 크기에 대한 제한은 '간판' 에 해당 하는겁니다.
정확히는 '명칭표시판' 이라고 하고 의료법 시행규칙에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의료법 시행규칙 제40조6항
""" 의료기관의 명칭표시판에는 다음 각 목의 사항만을 표시할 수 있다. 다만, 장소가 좁거나 그 밖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제41조제4항에도 불구하고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진료과목을 명칭표시판에 함께 표시할 수 있다.... """
2. 의료광고법에는 글자 크기에 대한 제한이 없습니다
의료법 제56조(금지되는 의료광고)를 보면 광고 내용(거짓·과장·오인 유발 등)에 대한 규제는 있지만 글자 크기에 대한 직접 제한 규정은 없습니다.
3. 병원 외벽에 붙어있다고 전부다 간판은 아닙니다.
실제로 간판에 붙이지 못한, "척추 관절 도수"같은 내용이 창문 시트에 붙어있던거 많이들 보셨죠?
이게 '간판'이라고 한다면 전부다 의료법 위반입니다. 명칭표시판에 넣을 수 있는 내용이 아니거든요.
즉, 창문에 붙어있는 시트지는 '간판' 으로 보지 않기에, 이런게 가능했던겁니다.
-> 이 3가지를 종합해 보면 이런 결론이 나올 수 있습니다.
1) 병원 외벽의 일부에 간판을 부착한다 (명칭 표시판)
2) 병원 외벽의 일부는 의료광고물로 설정한다
3) 의료광고물로 설정한 부분은 명칭 표시판 제약을 피해서 조금 더 자유로운 문구작성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는겁니다.
실제로 병원 간판을 전문으로 하는업체들이 이런식으로 보건복지부에 유권해석을 먼저 받아놓고 이걸 근거로 남들이 보기에 마치 '의료법 위반인것 같은' 간판을 합법적으로 달 수 있는겁니다. (완전히 합법이라 하긴 좀 어렵긴 합니다.대부분 옥외간판법, 소방법은 깔끔하게 무시하고 간판을 달아버리니까요)
물론 보건소 담당자의 해석에 따라, 이 역시도 거짓,과장,오인 유발 광고물이라 해서 시정조치를 내릴 수도 있지만, 이런 민원이들어오면 간판업체가 가서 해결해주는거구요 (그래서 병원 간판업체가 일반 간판에 비해 좀더 비싼거기도 합니다)
여기서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건 이게 무조건 옳다 그르다가 아니라 개원업계 사람들이 먹고 살기 위해 이렇게 까지 하고 있다는 겁니다.
예전에 비OS 선생님들이 '진료과목 정형외과' 를 간판에 걸고 개원하시면 OS 원장님들이 그렇게 극대노 하셨었는데요
요새는 OS 선생님들이 '진료과목 통증의학과' 를 간판에 크게 걸고 개원하시는 분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이런걸 보면서 감정적으로 안좋게 느끼시는 원장님들도 계시겠지만, 전재산 다 걸고 인생베팅 해야 하는 개원시장에서 순진한 모범생처럼 지킬거 다 지켜가면서 남들한테 욕 먹기 싫다고 얌전하게 간판다는게 과연 합리적인 판단인건지는 한번 잘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런 간판보고 욱하는 감정이 든다면, 보건소에 신고를 넣을게 아니라 더 쎄고 더 강한 간판을 내 병원에 달아버리는게 정답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