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병원업계가 팍팍하다 보니, 개원의 원장님들도 병원 하나에만 인생거는게 아니라 다른 사업에 도전하는 분들이 많으신데요,
저한테 이 건에 대해 질문이 들어오는 경우, 저는 꼭 개인사업자가 아니라 법인으로 사업체를 세우라는 말씀을 많이 드립니다.
제가 감히 누구한테 사업에관해 조언할 레벨은 전혀 못되지만요, 병원 개원 + 다른 사업체를 성실하게 꾸려가고 있는 입장에서 먼저 저질렀던 수많은 실수가 있었기에 저같은 잘못 반복하지 마시라고 몇가지 알려드려볼까 합니다.
저보다 더 그릇이 큰 분들은 가볍게 공감 한번 해주시고, 저처럼 일을 뭔가 더 해보고자 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읽어보시고 기억해두시면 언젠가 크게 도움되는날이 있을겁니다.
막상 법인에 대한 경험이 없으신 원장님들은 괜히 어려울거같고 복잡할거 같은 생각에 난감해 하실수 있는데 이거 막상 해보면 별것도 아닙니다. 다만 일정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과 돈의 입출입이 조금 불편해진다는 점 정도가 있는데 해보면 별거 아닙니다.
개원의가 사업체를 차릴때 '법인'을 이용해야 하는 이유를 3가지로 나눠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1. 세무적 이득
이건 개원의에게 드리는 말씀입니다. 대부분 병원을 세우면 개인사업자로 최고세율로 직행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래서 다른 사업체를 만드려고 할때 '절세' 라는걸 고민을 안할수가 없습니다
원장님의 명의로 개인사업자를 하나 더 내게 되면, 나중에 종합소득세를 산정할때 사업자별로 소득을 합산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개원의 원장님이 카페를 차린다고 했을때, 이걸 개인사업자로 내면 카페에서 남는 수익의 절반은 다 세금으로 날아간다는겁니다.
개인사업자가 돈의 입출입이 자유롭고, 운영하기가 쉬운 장점이 있지만, 세무적으로는 개원의에게는 치명적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2. 가족 명의로 개인사업자를 낼때의 심각한 문제
본인 명의를 피해야 겠다는 생각까지 오신 원장님들이 그다음으로 떠올리는게 대부분 가족명의 개인사업자입니다.
요걸 잘만 이용해서 머리를 조금만 굴리면 세금을 0으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기적의 방법도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댓글 달아주세요 -상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족명의로 사업을 벌릴때 정말 심각한 문제들이 생겨납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 명의로 사업을 했으면, 이 사업체에 필요한 대금을 결제할때 필요한 신용카드도 어머니 명의로 받으셔야 합니다.
신용카드 발급받을때 아들이 전화해서 발급해달라고 하면... 안해주겠죠? 결국 실제 명의자가 직접 전화해야 하는일이 생기구요,
통장 하나를 만들때도 명의자가 직접 은행에 가야 하고, 해외결제가 하나 잘못되어서 콜센터에 문의 전화를 해도 실제 명의자가 아니면 답변을 해주지 않습니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까지 신분확인에 진심인 나라라는걸 저도 하면서 깨달았구요.
사업을 하다 보면 속도가 생명인 경우가 많은데 이 자잘한 행정업무 하나때문에 일이 3-4일씩 딜레이 되는걸 보고 있으면 정말 미쳐버릴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3. 사업체가 커졌을때... 발생하는 문제
사실 3번이 제일 큽니다. 사업체를 차린다는게 망할수도 있지만 잘 될수도 있는거잖아요? 그리고 잘 되고 싶어서 하는거잖아요
그러니까 이 사업체가 무럭무럭 자라서 잘되었을때 어떻게 햐아할지를 미리 고민해보시면 좋은데요...
개인사업자로 만들어 버리면
1) 추후 사업체 매각이 힘들어집니다. 영업권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 승계도 가능하긴 하지만 사업체를 사는 입장에서 이런 형태를 좋아하지 않구요
2) 개인사업자의 수익이 커져서, 추후 절세를 위해 법인사업자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행정적, 비용적 손실이 크게 발생하구요 (말이 쉽지 이거 진짜 장난이 아닙니다)
3) 명의 변경이 아예 안되는 경우가 있어 곤란할때가 많습니다. 예를들어 카페를 한다고 했을때 이 카페를 홍보하기 위해 네이버광고에 아이디를 하나 파서 등록해놓을수도 있는건데, 이 계정이 법인사업자 명의로 변경이 안되는겁니다. 그래서 오랜 데이터가 쌓여있는 아이디를 버리고 새로 만들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기는 거구요.
뼈에 사무치게 느껴지는 진한 아쉬움이 너무 많아서 이번글 한번 써봤습니다.
사업체 하나가 지금 법인전환 중인데, 진짜 이거때문에 몇일 밤을 머리뜯었는지, 전화기 잡고 사자후 날리고 싶은걸 몇번을 참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같은 실수 하지 마시라고... 한번 올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