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직원들이 말을 안듣는다 차원을 넘어서
내가 원하는대로 딱 맞게 움직여주지 않는 직원들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만약 원무 직원이라면,
환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을때 일어서서 인사는 못할지언정, 작은 눈웃음이라도 지어보이면서 "안녕하세요 ^^" 라고 반갑게 인사할거 같습니다.
현실은 정반대죠. 눈 내리깔고 차가운 목소리로 '초진이세요?' 라고 묻고 그렇다 하면 종이 한장 적어오라 퉁명스럽게 적어주는게 대부분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 발생하는데요, 이걸 고쳐야 한다고 불러다가 몇번을 얘기해도 내 마음처럼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는겁니다. 직원을 타박도 하고 협박도 하고 회유도 해서 어떻게 어떻게 잘 구슬려 놔서 바꿔놔도 이게 3일을 안가더라는 겁니다.
직원 뿐만 아니라 부원장도 마찬가지구요.
나라면 허리아픈 환자가 왔을때 차팅도 내가 원하는 폼에 맞게 해놓고, 처방도 내가 하는 스타일 그대로 내고, 나처럼 친절하게 잘 해줬으면 좋겠는데, 절대로 그렇게 되질 않는다는겁니다.
MBB 할 환자를, "증상 경미하여 약처방" 이라고 적어둔 차팅 많이 보셨죠? 말로 아무리 설명해도 내가 원하는 딱 그대로는 절대로 안되더라는겁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이 gap 이 점점 더 벌어지는데 이게 정말 무섭습니다.
개원 후 몇달은 직원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서 문제가 생기는 상황마다 대표원장에 묻기도 하는데, 짬이 좀 차기 시작하면 독단적으로 알아서 처리하기도 합니다. 문제는 이게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한도 끝도 없이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컴플레인 하는 환자는 원장에게 꼭 노티를 해라 라고 지시를 했으면...
추후에 크게 문제가 생길만한 사안같은건 빨리 빨리 노티해줬으면 하는데, 이런건 원무에서 응급실 가보라고 멋대로 얘기해버리고
알아서 짤라줬으면 하는 이상한 문의는 또 바로 바로 노티가 오고...
부원장도 입사하고 처음 2-3주 정도나 얘기 듣지, 시간 조금만 지나도 본인만의 진료 스타일이 생겨버려서 차팅이든 치료든 다 대표원장 스타일과는 차이가 나면서 대표원장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진료를 하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해야 직원들이 내가 원하는대로 정확하게 움직일까요?
이게 저만 하는 고민은 아니더라고요. 직원을 둔 수많은 사장님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생각이고,
훨씬 큰 부를 이룬 기업의 오너들도 똑같이 하는 생각인듯 했습니다.
책도 많이 찾아보고 여기저기 사업체 CEO 모임도 나가보면서 제가 결론내린건 아래와 같습니다
1. 무슨짓을 해도 직원은 내가 원하는대로 100% 딱 맞게 움직여주지 않는다. 어차피 안되는 일이라는걸 인정하자
2. 그래서 메뉴얼이 중요하다. 대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만큼은 반드시 텍스트로 명문화 해놓아야 한다. 이걸 지키지 않으면 야단쳐야 하고, 여기에 없는 내용이라면 모든 책임은 대표가 져야 한다.
3. 대표가 원하는 방향으로 직원들과 싱크를 맞추려는 노력이 끊임없이 필요하다. 이부분을 포기하는 순간 걷잡을수 없이 사업체가 산으로 가기 시작한다. 직원들의 업무를 끊임없이 확인하고 피드백하는건 정말 귀찮고 힘든일이지만 해야 한다.
4. 큰것만 정해주자. 대표가 정한 큰 틀만 지키면 그 안에서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게 해주는게 맞다.
5. 세세한것까지 다 컨트롤 하려고 하면 직원들이 일을 못한다. 자율성을 어느정도 부여해주지 않으면 모든 일이 대표를 통해서 이뤄질수밖에 없다.
개원 하신 원장님들 저랑 비슷한 고민 하셨던분들 많으실겁니다.
경험담 댓글로 나눠주시면 새로 개원하시는 원장님들께도 많은 도움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