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참 이번달에 관리급여 관련 질문을 정말 수도없이 받고 있는데요, 정답이 있을수 없는 질문이다 보니 정말 난감하고 어렵긴 합니다.
제가 이 글을 통해서, 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뾰족한 묘수를 드리려는게 아니라 (그런게 있겠습니까...)
제가 생각하는 고민을 여기에 나누고, 개원의 원장님들끼리 얘기를 나누다보면 그래도 실마리가 조금 잡히지 않을까 싶어 의견 나눠보자는 차원에서 글 올려봅니다.
1. 통증 개원가 수익 떨어지는건 피할수 없어 보입니다.
저는 항상 플레이어 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를 움직이는 '룰'이라는게 있을건데, 이 '룰'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고, 이 '룰' 에 저항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정해진 '룰'에 따라 살아가잖아요. 그래서 그 룰에 맞게 움직이는 플레이어일뿐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그 '룰'이 바뀐겁니다. 개원의 원장님들의 분노가 대부분 내가 여태까지 얻고있던 수익이 떨어질거라는 생각에서 오는걸텐데요. 저역시도 똑같긴 하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방법이 있겠습니까. 통증 시장에 있었던 가장 큰 비급여 두개가 떨어져 나가고 있는건데, 이 두개에서 똑같은 수익을 올리는건 더이상은 불가능한것 아니겠습니까.
매출 떨어지는건 별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할걸로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도수치료 매출을 어떻게 유지할수 있을것인가... 를 고민하는게 아니라
도수치료는 이미 날아갔으니, 다음 먹거리가 뭐가 있을까... 를 고민해야 하는거겠죠 (당연한 얘기입니다만)
2. 도수치료는 어떻게 할 것인가 ?
도수치료가 애초에 수익성이 그렇게 좋은 치료는 아니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크게 선호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저희병원에서는 매출적인 측면에서 큰폭의 하락은 없을듯 하긴 한데,
이게 참 치료적으로 꼭 필요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고민이긴 합니다. 크게 두가지 정도로 생각중입니다
1) 도수치료실 1개만 남기기 + 비급여로만 운영
저희병원에 현재 도수치료실이 2개 있는데, 지금 드는 생각은 1개만 남기고, 전부 비급여로만 운영할까 합니다.
이게 정말 꼭 필요한 사람이 있긴 해서 완전히 없애기는 좀 어려울듯 하구요,
우리병원에서 한 도수치료는 실손보험으로 보상되지는 않는다고 고지하고, 수술 후 구축이나, 골절 후 재활이 필요한 경우 등 본인 돈을 내서라도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수요가 있긴 해서 이정도만 유지해볼까 하네요.
다만,이경우 도수치료 물리치료사 인센티브 설정하는게 머리가 아플듯 합니다. 보통 8만원 기준 12~15% 정도 주는게 일반적일텐데, 4만3천원에 15% 잡으면 6천원쯤 나올텐데... 30분동안 온몸 써가면서 치료하고 인센티브 6천원 받는다면 이걸 누가하려나 싶긴 합니다.
2) 도수치료실 전면 폐쇄
사실 이쪽으로 갈 가능성이 많은데요, 물리치료사 인센티브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도수치료는 거의 적자에 가깝습니다. 4만 3천원받고 30분동안 물리치료사 1명이 온전히 빨리게 되면, 그시간에 차라리 물치 3명 더 돌리는게 훨씬 이득일 테니까요.
제가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동네 개원의일 뿐인데 적자 감수해가면서까지 숭고한 희생정신 펼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도수치료가 꽤 강한 환자 유인요소이긴 했었는데요, 이게 우리병원만 못하는거라면 문제가 심각한데, 어차피 다른병원도 똑같이 못하는거라 다같이 없애는 쪽이면 이것때문에 우리병원의 경쟁력이 떨어지는게 아니라 아예 없애도 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3. 체외충격파는 어떻게 할것인가?
도수치료에 비해 회전률이 좋고 치료사 인센티브가 적은편이라 체외충격파 수익성이 상당히 좋았는데, 이것마저도 횟수제한, 부위제한, 고시 기준 제한에 걸리면서 상당히 곤란해질듯 합니다.
여기서 매출감소가 상당히 많이 날것 같은데요,
지금 드는 생각은 '쪽빨튀' 긴합니다. 관리급여 전환 전까지 최대한 할수 있는만큼 하고, 고시기준 지켜서 차팅 잘하고 최대한 처방 잘 내는거 말고 다른 방법이 있겠습니까.
4. 도수치료실 폐쇄시 공간활용은?
통증의원에 오는 환자군에 맞게 사용할만한 인정비급여 치료기가 2개가 페인스크램블러, 리푸스, 급여치료기 1개가 케어러쉬 입니다. (페인스크램블러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더군요)
셋다 아직 써본적 없는 기기인데, 페인스크램블러는 등에 패치붙이고 30분정도 있어야 하고, 리푸스는 골절치료기인데 치료사가 잡고 15분정도, 케어러쉬는 비급여는 아니고 피부질환에 사용하는 급여 치료기입니다 (가격은 3만원 정도 였던거같네요)
발톱 무좀이나, 내성발톱 펴주는 풋케어 샵인샵을 넣는것도 하나의 방법인데, 이게 업체도 요새 너무 많아지고 하는곳이 너무 많다보니까 수익성이 그렇게 좋지는 않습니다. 업체에서는 뭐 월에 1억도 나온다고 설명하던데 (제가 직접 들었습니다) 그렇게 나오는곳 지인병원중에서는 아직 한곳도 못봤구요, 이거저거 다떼고 나면 월에 3-500 정도 남는 수준인 경우가 태반인듯 하구요
저희병원 도수치료실은 2개라고 말씀드렸는데, 만약 둘다 폐쇄한다면,
골절환자가 꽤 있으니, 리푸스 한대, 페인스크램블러 한대 정도로 운영해볼까 합니다.
5. 관리급여 도수 + 비급여 묶는 방식은?
지금 크라이오 비용이 떡상중이죠, 기계값이 아니라 병원에서 환자한테 처방하는 비용이요...
신장분사도수, 신장분사재활 등 별 해괴한 용어들이 많이 생기고 있는데...
저도 담당 변호사랑 이부분 상의도 해봤지만...
매출을 떠나서, 되냐 안되냐를 떠나서, 제일 큰 문제가 실손보험사에게 당하는 소송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름을 바꾸던, 새로운 용어를 만들던 우리가 어떤짱구를 구리더라도, 기존에 하던 도수치료의 형태를 그대로 유지해서 간다면, 그 비용을 새로운 비급여치료에 전가한것이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실손보험사에서 문제삼을 가능성이 높을거라 보고있구요.
사실 이거보다 더 큰 문제는 경쟁병원에서 하는 신고입니다. 나는 도수치료를 접었는데, 다른병원에서 신장분사에 묶어서 도수치료를 한다? 개원의 원장님들이 과연 이걸 가만히 두고 보실것 같습니까? 제가 감히 예상하건데 7월부터 개원의 원장님끼리 살벌한 개싸움 나기 시작할겁니다.
6. 물리치료사 급여 및 인센티브는?
최근에 물리치료사들도 현타가 심하다고 하네요. 일부 지역에서는 간조가 물리치료사보다 급여가 높아진곳도 있구요 (고졸이 대졸보다 급여가 높다는 의미입니다)
저희병원도 이미 물리치료사라는 직업 자체를 그만둔 직원분도 여럿 나왔습니다.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처방이 빵빵 터지던 시절의 물리치료사 급여는 이제는 없을거라 생각되구요,
물리치료사들도 생각 잘해야 할겁니다. 처방이 줄어 인센티브가 줄어든 만큼 기본급을 높여줘야 한다는 소리 하시는 분도 봤는데 (다행히 저희병원은 아닙니다만)
모든건 수요와 공급이 결정하겠죠. 물리치료실에서 나오는 매출 자체가 큰 폭으로 줄어들게 뻔해진 상황에서, 물리치료사 기본급을 높여줄 개원의는 아마... 거의 없을거라 생각하구요. 인센티브 역시 퍼센트는 유지하더라도 총액이 줄어드는건 피할수 없어보입니다.
2026년 하반기가 극도로 혼란할것으로 보이긴 하는데요, 이 과정을 통해 연말쯤이면 물리치료사가 수령하는 인센티브 포함 총 급여가 지금 보다는 큰 폭으로 줄어들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어찌됐든 달라지는 룰에 따라 인센티브 요율에도 변화가좀 필요할듯 한데...
어떤게 적정 시세일지는 시간이좀 지나봐야 알듯 하네요.